무림태풍의 문화 예술

늘푸른연극제 개막작 오현경 배우 출연 연극<봄날>,우리들의 그시절의 기억!
 

(사)한국연극협회가 주최·주관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는 “제2회 늘푸른연극제”가  7월 28일 오현경 배우의 <봄날>을 시작으로 개막하였다.8월 27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에서 진행되는  “제2회 늘푸른연극제”는  지난해 개최된 “원로연극제”에서 올해는 “늘푸른연극제”로 축제 명을 변경하였다. 2회째를 맞는 이번 연극제는 우리 연극계에 기여한 원로연극인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행사로 선정연극인들의 대표작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는 연극축제다.
 

평생 동안을 연극 한 길만 걸어오며, 한국 연극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기고, 현재까지 ‘뜨거운 현역’으로 무대 위의 삶을 살고 있는 배우 오현경(81), 연출 김도훈(75), 작가 노경식(79), 배우 이호재(76) 등 연극계 거장들의 작품을 대학로에서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첫 번째 작품은 이강백 작, 이성열 연출, 오현경 출연의 ‘봄날’로 7월 28일부터 8월 6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이 작품은 2009년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 2011년 극단백수광부 15주년 기념작, 2012년 명동예술극장 공동제작 공모 선정작으로 공연되어 다수의 상을 휩쓸며 배우 오현경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 하였다.

첫 포문을 연 오현경 배우의 연극<봄날> 공연에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대기실에는 브라운관에서 보던 연기자들은 물론이고 연극무대에서 보던 굵직한 무게감의 배우들과 후배 연기자들이 존경의 마음을 담아 참석해 자리가 북적였다.연극계 후배들은 오현경 배우를 ‘학 같은 배우’라 부른다. 여든이 넘었지만 후배들을 꾸짖는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카랑카랑하다. 그의 연기를 높이 살 때, 빠지지 않는 표현이 있다. ‘화술의 대가’라는 표현이다. 후학양성을 위해 사비를 털어 송백당을 열고 화술을 가르치기도 했던 그는 국내에서 가장 정확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배우로 통한다. 화술과 관련해 평론가 장성희는 “명료 단아한 화술로 ‘다 말하지 않음으로써 말하는' 경지를 보여준 아비 역의 오현경은 과한 욕망이 부리는 주책마저도 노추(老醜)가 아닌 천진성과 해학적인 능청으로 살려내 관객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냈다.”고 <봄날>에서 오현경의 연기를 평했다. 바로 그 <봄날>이 무대에 올랐다. 그가 1984년 초연 때부터 아버지 역으로 섰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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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날'은 "고집 쎄고 보수적인 우리들의 아버지상을 배우 오현경 선생이 신의 경지에 다다른 연기내공으로 완벽에 가까운 명연기를 보여준 작품" 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절대권력자이자 탐욕스러운 아버지와 그 아버지에 반역을 꾀하는 자식들의 이야기를 자연과 인생의 이야기로 그려낸 작품이다.나른한 봄날 아들들은 배고파 지붕위에서 노는 닭을 잡아 먹을 생각뿐이다.형제가 많았던  그 시절은 지지리도 궁핍해서 피죽으로 먹고 살던 시절이었으리라.완고하고 독재적인 가치관의 아버지를 견디다 못한 어머니들이 다 도망가고 자살하고 어머니를 대신해 큰형으로 동생들을 건수하는 이대연 배우가 중심축을 잡아 극을 이끌고 형제들의 배고픈 투정은 공연내내 계속된다.결국 그들은 제대로 먹지도 못하면서 일만 시키는 아버지로부터 탈출을 시도하고 또 다시 나른한 봄날 자식들을 그리워하는 아버지의 독백이 한바탕 그리움으로 남는다. 제들의 배고픈 투정은 지금 세대들이 보기에는 한바탕 웃음꺼리일지 모르지만 그때는 정말 지독한 아픔의 시간이었다.연극<봄날>은 나른한 봄날의 오후처럼 우리곁을 그렇게 기억하는 시간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