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결혼식으로 풍성한 계절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지갑은 빈곤해지는 시기이기도 하죠. 네.. 맞습니다. ㅡ,.ㅡ) 매주말마다 결혼식에 참가한 박대리, 하지만 이제 좀 짜증이 납니다.아니 지겹다고 해야겠습니다.지금까지 보아온 결혼식이 거의 똑같은 형태로 진행됐기 때문인데요.
신랑입장하고, 신부 입장하고, 주례사와 양가 인사, 그리고 축가와 퇴장.
이러한 형식을 정답인양 그대로 따르는 결혼식 말고, 뭔가 독창적이면서도 아방가르드한 결혼식을 갈구하기 시작한 박대리. (물론 본인이 결혼을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 오지랖 넓은 박대리가 참다참다 세계 각국의 결혼식 풍경에 기웃거리기 시작했네요. 과연, 얼마나 독특한 결혼식으로 박대리를 만족시켜줄 수 있을지, 함께 들어가볼까요? (예비 신랑, 신부님들은 반드시 읽어보셔야 합니다!!!)
출처 /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
전통과 예절이 까다로운 '중국 결혼식'
중국의 전통적 결혼 풍습은 ‘결혼은 집안끼리의 결합이며, 인륜지대사’라는 슬로건 아래 까다롭게 예의범절을 따진다는 점에서 우리와 상당히 닮아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결혼식 절차도 조금 복잡한데요. 한 번 볼까요?
2. 여자 쪽에서 이 혼담을 마음에 들어할 경우 사주팔자를 적어 다시 남자 집으로 보내는데요.
3. 예비 신랑 신부의 궁합을 살펴본 후 별다른 나쁜 점이 없으면
4. 중매인을 통해 약혼 예물을 교환하고
5.신랑 집에서 길일을 택해 식을 올리는 식이죠.
6. 결혼식 당일 신랑이 악대, 의장대, 가마를 이끌고 가 신부를 데려오는 것으로 식은 마무리됩니다.
무려 7단계의 결혼의식을 치루는 거죠. 요즘은 많이 간소화 됐다고 해요~^^중국 결혼식에서특이할 점,대부분의 결혼 비용 및 준비를 남자 쪽에서 전담하는 것은 물론, 경우에 따라 지참금까지 지닌 채 장가들어야 한다는 점은 변함없이 이어져오고 있는 중국인들 만의 결혼 풍습입니다.
재미있는 건 중국인들에게 있어 결혼식이란 두 사람이 법적 부부가 되는 엄숙한 예식이라기보다는 먹고 즐기는 하객들의 잔치에 가깝다는 사실이에요. 결혼식은 보통 식당이나 집에서 올리며, 우리나라와 같은 전문 예식장은 물론 주례도 없습니다. 신랑 신부와 그 부모들이 잔치 음식을 즐기는 테이블을 돌며 하객들과 건배를 하는 것으로 예식을 대신하죠. 말하자면 우리네 결혼 피로연이 중국인들에게는 결혼식 그 자체인 셈입니다.
무려 7단계의 체계적인 준비를마치고 결혼식 당일은 축제로 즐기는 중국문화 좋아요~!
<중국은 잔치 음식을 즐기며 하객들과 건배를 하는 것으로 예식을 대신한다.>
화려하고 다채로운일본의 결혼식
일본의 결혼식의 형태는 신전 결혼식, 불전 결혼식, 기독교식 결혼식, 예식장 결혼식 등 다양합니다. 그 중 신전결혼식이 가장 흔한데 이는 명치 33년 대정천황의 성혼을 기념하여 시작된 예식 형태로, 신랑 신부가 잔을 아홉 번 돌려가며 술을 마심으로써 다산과 번창을 기원하는 합환주 의식으로 진행됩니다. 좀 복잡하죠? ^^;
또 요즘에는 예식장 결혼식도 매우 흔해졌지만, 어떤 형태를 띠든 일본의 결혼식은 다른 나라에 비해 한층 번거롭고 다소 사치스러운 것이 특징입니다.이에 도쿄의 예식장들도 ‘화려함’을 내세워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데, 심지어는 피로연 장면을 전국의 지점에 생중계해주는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가깝고도 먼 이웃, 일본의 결혼 풍속을 살펴보면 ‘결납식’이라는 것이 눈에 띕니다. 신부 집에서 치러지는 행사로 양가 식구들이 처음으로 대면하는, 우리로 치면 상견례와 유사한 관례입니다.
신부는 기모노, 신랑은 양복 차림으로 식에 임하고 ‘나오코도’라는 제3자가 참가해 증인 역할을 하는데요. 또 이때 신랑은 예비 신부를 길러준 장인 장모에 대한 감사와 결혼의 증표를 겸하는 의미로 결납(結納)을 건넵니다. 띠를 만드는 천인 오비지와 평상복을 만드는 옷감인 코소데지 등 결혼식을 위한 물품과 술, 안주 등의 먹을거리, 그리고 물품 목록으로 이루어지는데 우리로 치면 결혼 전날 신랑이 신부 집에 지고 가는 함과 유사하죠.결혼은 새로운 가족이 생기는 일이니, 서로의 부모님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미풍양속은 배우고 싶어요~!
중국과 닮은 꼴, 베트남 결혼식
베트남의 결혼 풍속을 살펴보면 여러 모로 중국과 닮은꼴임을 느끼게 되는데요. 전통적으로 베트남에는 조혼 풍습이 존재해 왔습니다. 보통 남자 16세, 여자 13세를 결혼 적령기로 여겼지만 개방의 물살을 탄 요즘엔 이런 조혼 풍습은 많이 사라지고 지참금 제도도 없어지는 추세입니다.
베트남의 결혼식은 신부는 긴 검정색 예복과 분홍 어깨띠, 머릿수건 차림으로 예물을 들고 신랑 집으로 갑니다. 신랑 집의 문지방 앞에는 활활 불붙은 숯을 놓아두는데, 이를 넘어감으로써 악운과 악령을 없앨 수 있다고 믿습니다. 또 하객들에게는 청첩장에 음식초대카드와 봉투를 동봉해 보내므로, 청첩장을 받은 이들은 선물을 들거나 혹은 봉투 속에 돈을 넣어 식장을 찾습니다.
결혼을 마친 신랑 신부는 한 잔의 술과 한 공기의 밥을 나누어 먹은 후 다시 한 개의 ‘Cau’ 열매와 ‘Trau’ 잎 한 장, 그리고 나무껍질 한 개를 같이 먹음으로써 둘이 한 몸이 되었음을 알립니다. 우리와 방식은 다르지만 신랑신부를 축복하는 마음가짐은 같습니다.
베트남에는 ‘민사위’라는 독특한 풍습이 전해내려 오는데요. 미리 결혼을 약속하고 어렸을 때부터 신부 집에서 미리 함께 사는 기간을 가진다는 점에서 과거 우리나라의 민며느리 풍속과 유사한 편이에요. 물론 요즘엔 이런 풍습은 다소 약화되었지만, 대신 신부의 집에 자주 들르며 이른바 ‘사위가 되는 기간’을 거쳐야 하는 난관은 여전합니다. 이 기간 동안 신부 측 집안의 마음이 바뀌는 경우도 종종 있어 예비 신랑은 울며 겨자 먹기로 예비 처가에게 고개를 조아리고 때론 이용도 당한다고 하니,여성 파워가 대단합니다. ^^
신부 위주의 태국 결혼식
신부 쪽의 기세에 신랑이 휘둘리는 풍조는 태국에서도 엇비슷해요. 태국어로 ‘결혼한다’는 뜻의 ‘미루안’은 ‘집을 가진다’라는 뜻도 가졌는데요. 결혼을 하려면 신랑이 의무적으로 장인의 집 옆에 집을 지어야 하는 전통 풍습 탓이죠. 또 신랑이 신부네 집으로 들어가야 하는 경우도 많아요.
<불교 국가 태국에서는 결혼식 날 6명 이상의 스님을 초대한다>
불교국가인지라 유독 불교 의식과 관련된 결혼 풍습이 많이 남아 있는 것도 태국의 특징이죠. 신랑이 집을 짓고 나면 스님이 길일과 시간을 정해주며, 결혼식을 올리는 날에도 6명 이상의 스님이 초대되어 불경을 낭독합니다. 불경 낭독 후에는 스님이 사발에 담긴 성수를 신랑과 신부 머리 위에 뿌려 정화 의식을 치르며 축복을 내리는 것으로 식을 마무리합니다. 종교의식으로 경건하게~
3일간 3단계의 독일 결혼식
독일의 결혼식은 세 단계로 나뉘어 무려 3일 동안 진행됩니다. 합리성을 따지는 독일인의 취향을 고려한다면 조금은 의외의 풍습인데요.
첫 번째 단계는 결혼식 전날 신혼부부의 집에서 열리는 파티입니다. 하객들은 오래된 접시를 몇 개 가져와 집 앞에 던져 깨뜨리는데, 이렇게 하면 부부에게 행운이 따른다고 믿기 때문이죠. 간단한 음식과 춤, 선물 증정식도 뒤따릅니다.
두번째 단계는 결혼식 며칠 전 시청 벽보판에 자신들의 결혼 사실을 미리 공지하는데요. 둘의 결혼식에 이의가 있으면 미리 말하라는 뜻이죠. 독일 젊은이들은 주로 시청의 결혼 등록소에서 간단히 식을 올리게 되거든요.
세 번째 단계는 시청에서의 결혼식을 마친 당일 오후 혹은 이튿날에 치르는 본격적인 결혼식이에요. 신부는 하얀 롱드레스에 흰 꽃이 달린 베일, 신랑은 블랙 슈트나 턱시도 차림으로 등장하고 꽃바구니를 든 화동들이 신부 뒤를 따르는 모습 등 전형적인 서양 결혼식의 풍경이 펼쳐집니다.
식이 끝난 후 피로연에서는 신랑 친구 몇 명이 신부를 바(Bar)로 데려가 술을 마시는 게임이 있는데요, 신랑은 이 사실을 알아차린 즉시 신부를 찾아내야 술값을 아낄 수 있답니다. "결혼하면 신부는 내 여자!" 괜시리 어깨에 힘들어가는 신랑있는데, 늘 긴장해야 한다는 거! 신랑이 제대로 알겠죠?
<유럽에서의 결혼식에서는 쌀이나 꽃가루를 뿌려 축복한다.>
피로연이 더중요한 프랑스 결혼식
프랑스의 결혼식도 드레스와 턱시도 차림으로 본격적인 웨딩마치를 울리기 전, 먼저 구청이나 시청에서 법적 부부 승인을 받기 위한 약식 결혼식을 치른다는 점에서는 독일과 비슷합니다.
신랑 신부가 각각 두 명의 증인을 부른 후, 구청장 앞에서 결혼을 선서하고 반지를 교환한 후 혼인 신고서에 사인하는 것으로 1차 결혼식은 완료됩니다. 이후 교회나 성당(특히 프랑스에는 가톨릭 신자가 많다)으로 자리를 옮겨 신부와 하객들 앞에서 본식을 올리고, 식이 끝나면 하객들이 신랑 신부를 향해 쌀을 뿌리며 다산을 기원하는 것도 독일과 별 차이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 분위기는 사뭇 달라지니, 바로 프랑스 결혼식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피로연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죠.
결혼식을 작지만 흥겹기 이를 데 없는 축제로 생각하는 프랑스인들의 여유가 멋진데요. 프랑스 결혼식의 피로연은 우선 바쁜 손님이나 그리 친하지 않은 이들을 위해 간단히 음료만 제공하는 1차 피로연을 마친 후, 가족과 친지 그리고 가까운 친구들은 디너 파티에 따로 불러 모읍니다. 늦은 시간에 저녁식사가 시작되면 두어 시간은 식탁에서 보내는 프랑스인이니 결혼식 피로연이 밤늦도록 이어지는 것은 당연하죠.
보통 저녁 9시를 넘겨 피로연이 시작되면 다양한 음식으로 미식의 즐거움을 돋우고, 신랑 신부와 하객들은 밤을 새우며 춤을 추거나 수다를 떨며 새벽 4~5시까지 한껏 파티를 즐겨요~. 긴장되는 결혼식보다, 하객들과 어울리며 즐기는 피로연이라면 더 살갑게 축복의 말을 건넬 수 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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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컨텐츠는 한화그룹 사보 <한화·한화인>의 내용을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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