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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장마에 휴가를 즐기려던 김대리는 고개를 떨굽니다. 기껏 휴가랍시고 찾아갔는데, 날씨는 흐리멍텅 하거나 비가 오거나 입니다. 얼마 전부터 구입한 DSLR 사진기도 다 무슨 소용입니까? 고객님~ 남아있는 카메라 할부만큼 지리한 장마가 내내 이어질 예정이오니 통장 활짝 열어놓으시와요~

비가 오는 창가에 서서 처량맞은 빗소리를 듣던 김대리가 숲이 보이는 창가로 사진기를 드밀어 봅니다. 사진기를 든 이상 무라도 자르는 심정으로 셔터를 눌렀는데요. 오~ 느낌이 나쁘지 않습니다. 비가 온 뒤라 안개가 자욱한 것이 흑백 사진을 찍은 양 수묵화처럼 번져있습니다. “이 정도면 배병우 작가가 울고 가겠어~!” 흐뭇해 합니다.

사진의 문외한인 김대리도 아는 작가, 배병우님은 누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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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전라남도 여수에서 출생해,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석사까지 마친 뒤 1988년~1989년 독일 빌레펠트 대학에서 사진 디자인을 공부했습니다. 1981년부터 서울예술대하 사진과 교수로 후학을 가르치다 30주년이 되는 올해 사진하고 사진에만 전념하고 있는데요. 1980년대 초반 소나무 사진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한국의 문화와 정서를 담은 수묵화와 같은 소나무 사진 작품을 선보이고 있어요. 2011년 6월 한미정상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 오바마 대통령에게 배병우의 사진집 <청산에 살으리랏다>를 선물하며, 2005년 엘튼 존의 작품 구매 이후 다시 한번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그의 작품은 소나무에서 만개했지만 제주의 오름과 바다, 창경궁과 알함브라 등 피사체에 깃든 특유의 서정과 감성을 발굴하는 작업도 계속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아시아의 정신, 아시아의 주체성을 찾기 위해 중국의 문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배병우 사진작가님은 오늘도 숲으로 갑니다. 이른 아침 경주 남산 소나무 숲에 서 있는 남자는 분명히 배병우 입니다. 자연이 기지개를 켜는 생명의 시간, 거기 먼저 가 기다리면 소나무가 말을 걸어요. 그러면 그는 그 이야기를 받아 적죠. 그러기를 30년, 배병우는 느리지만 한결같이 몰두했고 소나무는 이제 그의 것이 됐습니다. 휴가철, 남는 건 사진이라고 사진 많이 찍으시겠죠? 더 좋은 사진 찍으시라고 사진작가 배병우님을 만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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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위 작품은 사진 작가 배병우가 촬영한 뉴 칼레도니아의 소나무>
피사체를 이해하려면 일생을 걸어라!

소나무 사진작가 배병우. 그를 만나기 위해 경기도 파주 헤이리의 작업실을 찾았습니다. 문을 열자 생선 굽는 냄새가 고소하게 밀려오는데요. 점심시간 즈음이라 식사를 준비했다는 배병우 작가님. 짧은 머리와 햇볕에 탄 구릿빛 얼굴로 우리를 맞으며 넉넉한 웃음을 보여줍니다.

고향인 여수에서 공수했다는 생선과 돌산 갓김치로 차린 상은 그의 사진만큼이나 한국적이고 고향냄새가 물씬 나는데요. 넉넉한 점심상을 깨끗히 비우고 책상에 마주 앉자 새삼 그의 체구가 크고 단단하다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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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소나무와 함께하며 배병우 작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소나무를 닮아간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소나무에 대해 물었습니다.

"제대로 하나의 대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때론 일생 전체를 걸어야 하죠. 제게는 소나무가 바로 그런 존재입니다"

사진이란 카메라로 현상을 기록하는 행위가 아니라 대상 속에 깃들어 있는 철학과 질서를 발견하는 일이라는 것이 사진작가 배병우의 생각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죠. 어떤 피사체가 됐건 짧게는 2년 길면 30년을 몰두해 찍는 이유 역시 그 안에 깃들어 있는 본질을 이해해야만 진정한 작품을 담아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한국적 아름다움, 주제와 소명감을 찾아라!

오랜시간 그의 마음을 잡아 끈 소나무와의 인연의 시작이 궁금했습니다.

"1984년 간송 미술관에서 열린 겸재 정선 전시회에 갔는데 갑자기 겸재의 그림 속 소나무가 눈에 들어왔어요. 우리나라 산하를 뒤덮고 있는 흔한 나무인데 겸재의 그림을 보며 새삼스레 그 매력을 발견하게 된거죠."

이후 그는 미친 듯 산과 들을 누비며 소나무를 찾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잊지 못할 강렬한 첫만남 후 이듬해인 1985년까지 소나무를 찾아 달린 거리만 10만 킬로미터에 이를 정도니까요. 최근에도 그는 소나무를 찾아 경주 남산에 다녀왔어요. 30년 가까이 발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드나든 남산이지만 아직도 숨어 있는 아름다움이 남아있다고 그는 믿습니다. 실제로 고즈넉한 이른 아침 숲으로 들어가 새가 우는 소리 바람이 나무를 스치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만물이 소생하는 기운을 느끼고 자연이 자신에게 소나무를 찍는 숙명을 내려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고 배병우는 고백합니다.

한국의 아름다움과 한국인의 민족성이 그대로 담겨 있다는 평을 받는 배병우의 소나무 사진. 하지만 그의 사진이 유명세를 탄 건 아이러니하게도 영국 가수 엘튼 존 덕분입니다. 2005년 엘튼 존이 자신의 별장에 걸 작품으로 배병우의 소나무 사진을 3,000만원 가까운 금액으로 구입한 것. 지금은 미국 휴스턴 현대미술관, 이탈리아 시실리 컬렉션 등 세계적인 미술관과 컬렉션에서 그의 작품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게 됐죠.

"스웨덴은 가구 산업이 발달한 국가입니다. 저는 스웨덴에 가서 그렇게 말했어요. 당신들은 나무를 베어 수출하지만 나는 나무 한그루 베지 않고 한국의 소나무를 수출한다고 말이죠. "

비단 나무 뿐만이 아닙니다. 배병우의 사진을 통해 세게인들이 한국의 아름다움을 공유하고 그 속에서 겸허하게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한국인들을 떠올리게 됐으니 그는 가히 사진 한 장에 한국의 문화와 역사까지 알뜰히 담아 파는 진정한 장사꾼인 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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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경주 남산에서 촬영한 소나무>
빛을 찍어 붓으로 그리듯 광선을 읽어라!

세계 최대의 음악축제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잘츠 부르크 음악 축제의 2010년 공식 포스터는 이름 높은 음악인의 얼굴도, 독일을 대표하는 아티스트의 그림도 아닌 한국인 사진작가 배병우의 소나무 사진으로 채워졌습니다. 독일에서 출판된 배병우의 사진집 <성스러운 나무>에 실린 작품들인데요.

"음악을 하는 분들이 특히 제 사진을 좋아하더군요. 지난 해 90주년을 맞이한 잘츠부르크 음악축제 주최측에서 제 소나무 사진을 쓰겠다고 해서 마침 열흘 일정으로 음악 축제에 다녀왔어요. 더불어 사진 전시회도 가졌는데 사진 전시회도 가졌는데 '신과 인간이 충돌하는 곳'이란 주제였지요"

음악인들은 그의 사진을 감상하며 마치 서정적인 회화와도 같다고 했는데 배병우도 그 말에 동의했습니다. 조선시대에 겸재 정선이 붓으로 소나무와 풍경을 그렸듯 그는 카메라를 통해 흑백으로 세상을 그려내고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외국 평론가들은 사진작가 배병우를 '포토 페인터 (Photo Painter)라고 부르기도 하죠.

"제 작품을 사진으로 그리는 수묵화, 혹은 사진으로 쓰는 시'라고 하더군요. 모두 마음에 드는 표현입니다. 여백의 여유와 멋을 지닌 에술, 누구나 자신만의 감성으로 이야기하고 누릴 수 있는 예술이라는 뜻이니까요."


작고 소소한 일상을 둘러보는 여유를 갖자.

소나무로 이름을 얻은 그지만 제주의 오름과 바다, 창덕궁과 스페인의 알함브라 궁전까지 스스로의 틀에 갇히지 않고 새로운 작업을 모색해왔는데요. 최근에 배병우의 마음을 끄는 대상은 중국입니다.

"지금까지는 서양의 이론이나 사고방식으로 세상과 에술을 바라보고 평가해왔는데요. 하지만 이제 아시아의 가능성과 저력을 온 세게가 주목하고 있어요. 서양인이 잊고 지낸 정신적 가치의 소중함이라든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헤는 아시아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정서들입니다. "

한국의 정신과 역사, 사람을 소나무로 표현해내었듯 광활한 대륙과 방대한 역사를 지닌 중국을 또 어떤 방식으로 풀어낼 지 그의 작업이 새삼 기대가 되요.

배병우의 추천 여행지 _뉴 칼레도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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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을수록 사람의 욕심이든, 작을수록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얼마 전 촬영을 다녀온 뉴칼레도니아가 생각나는군요. 태고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환상적인 섬이었습니다. 휴양지인데도 화려한 리조트나 유흥시설은 찾아보기 힘들었고 대신 나지막한 움막집에서 기거하며 작업을 했습니다. 뉴칼레도니아 사람들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스스로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자연을 훼손하지 않아요. 아름다운 자연의 헤택을 받았으니 다른 욕심 부리지 않고 작은 집에서 작은 일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것이죠"

그러면서 바로 아래 한없이 투명한 뉴칼레도니아의 바다와 하늘을 담은 사진을 선사해주셨어요. 금방이라도 파도소리와 은은한 바닷바람이 불어올 것 같죠?

오늘은 이 사진을 보며 걸음의 속도를 줄이고 조금은 천천히 세상을 둘러보는 여유를 즐겨보세요~!

*이 내용은 한화그룹 사보 한화·한화인 희망인터뷰의 내용을 재구성했습니다.
*이 컨텐츠의 모든 저작권은 한화그룹 공식 블로그 한화데이즈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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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무림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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