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뚫고 제일 먼저 봄을 알리는 매화를 빛으로 소리로 춤으로 시처럼 표현하고 있는 서울예술단 창작 가무극 <이른 봄 늦은 겨울>은 그래서 한폭의 풍경화처럼 담백하고 아름답다.그렇다고 어렵게만 표현하지 않고 현대의 보편적인 이야기를 같이 담아 관객에게 다가선다.
작품은 갤러리에서 시작해서 갤러리에 전시된 그림들의 이야기로 자연스레 넘어간다. 매화에 얽힌 각 에피소드들은 어느 특정한 시점에 머무르지 않고 과거와 현대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겨울과 봄 어딘가에 존재하는 환상의 시공간으로 관객을 끌어들인다.
늙은 여인의 이야기, 중국의 설화 ‘나부춘몽’, 고려설화 ‘매화와 휘파람새’ 등이 현대적으로 재해석되어 아름답고 유머러스하게 펼쳐진다.
고전의 설화에 얽힌 매화의 이야기를 익살스런 춤동작으로 노래로 표현해 재미를 더하고 관객의 집중과 공연의 예술성을 극대화 시킨다.
공연은 매화 꽃봉오리로 만든 매화차 한 모금 마시면서 삶의 여유를 찾는 다도(茶道)의 시작과 함께 각기 다른 11가지 에피소드들로 매화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세상사 많은 일들 제쳐 두고 매화를 찾아가는 탐매(探梅)로 끝을 맺고 있다. 이보다 더 멋지게 매화를 표현하는 공연은 아마 없을것 같다.
공연은 줄곧 매화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고전과 현대의 조화가 아름다운 영상미와 소리,춤으로 표현되는 서울예술단의 <이른 봄 늦은 겨울>은 2015년의 봄을 알리는 매화이야기로 시작되었다. 다양한 표현을 종합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공연은 5장 '이상한 꽃나무'에서는 랩으로 시작해 힙합동작의 영상이 가미되면서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가면 같은 배우들의 얼굴 분장은 몸의 언어 표현을 극대화 시키고,흑과 백의 소품 디자인은 매화의 고결함을 강조한다. 그리고 매화에 얽힌 설화중 중국 수나라 조사웅의 나부춘몽(羅浮春夢)과 눈보라 속에 길 잃은 등산대원의 이야기로 매화에 관한 문학 작품중 퇴계 이황의 도산매, 매죽헌 성삼문의 매, 매월당 김시습의 매, 월매의 매, 매화타령으로 이어진다. 공연이 끝난 아르코예술극장의 로비에는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 작가의 '달항아리 풍경' 과 '아사천의 매화 꽃이 피었네'가 전시되고 있다.
<바람의 나라>, <윤동주, 달을 쏘다.>, <잃어버린 얼굴 1895>, <뿌리 깊은 나무> 등 완성도 높은 창작가무극을 선보여 온 (재)서울예술단(이사장 이용진)의 신작 <이른 봄 늦은 겨울>을 3월 29일(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공연문의 02)523-0986
[장면구성]
0장. 갤러리
갤러리에 어둠이 내리면 멀리 바람소리 너머 봄을 맞이하는 매화향기가 아득한데.
프롤로그. 한겨울 매화차 한잔
맑은 향 가득한 매화차 한 모금에 구비구비 먼 길 돌아 문득 번지는 봄.
1장. 고매古梅 (반혼返魂, 이 세상 아닌듯한 풍경)
먼길 떠난 영감의 매화분을 안고 있는 늙은 여인. 죽은 매화나무에도 꽃이 나듯 떠난 님 다시오면 이내 맘에도 봄이 오려나.
2장. 나부춘몽羅浮春夢
그들은 눈보라치는 고산에서 무엇을 본 것일까. 눈보라 속에 길 잃은 등산대원, 나부산에서 길 잃은 수隋나라의 조사웅, 어지러운 세상속의 우리가 쫓는 환상은 무엇일까.
3장. 조매早梅(이상한 꽃나무)
시린 바람에 애가타서 검고 뒤틀린 이상한 나무. 그리 어렵게 피운 저 눈부시게 하얀 꽃송이는 어찌 저리 서둘러 바삐 가는가.
4장. 향설해香雪海(매화나무가 끝없이 펼쳐진 매림)
사뿐사뿐 짧은 봄날이, 울고 웃을 수 있는 짧은 나날이, 넘실넘실 흘러가네. 꽃그늘 아래로.
5장. 좋구나 매화로다(매화타령)
퇴계이황의 도산매, 매죽헌 성삼문의 매, 매월당 김시습의 매, 월매의 매! 곳곳에 매화가 넘치네. 어허야 에 디어라 사랑도 매화.
6장. 매화 그리고 휘파람새(매화나무에 얽힌 고려의 설화)
님 떠나보낸 고려 도공 휘파람새 되어 매화나무에 앉아 구슬피 우는구나.
7장. 달, 항아리와 여인과 매화
달의 꿈, 항아리의 꿈, 여인의 꿈이 매화송이처럼 동그랗게 부풀어 오르고 이내 분분히 떨어져 나리네.
8장. 매화우梅花雨
자욱한 꽃그늘 아래, 부슬부슬 내리는 장마비 아래. 당신이 가고 난 그 자리에 동그랗고 푸른 열매가 돋아나네.
에필로그. 탐매행探梅行
돌아오고 떠나오고 만나고 헤어지고.
계절의 한 바퀴를 돌아 다시 겨울.
산길을 굽이돌아 기다렸던 매화를 보러 가리라.
[아래 사진은 (재)서울예술단 소유입니다]여기서만 감상하세요!
[커튼콜 사진]
로비에 전시된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 작가의 "달항아리 풍경"
[티켓]
공 연 명:창작가무극 <이른 봄 늦은 겨울>
공 연 장: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공연기간:2015년 3월 21일(토) ~ 2015년 3월 29일(일)
공연시간:평일 8시 / 토요일 6시 / 일요일 3시 / 월 공연 없음
러닝타임:1시간 30분 (인터미션 없음)
티켓가격:R석 5만원 / S석 3만원/ A석 2만원
관람등급:8세 이상 관람가
제 작 진:예술감독_정혜진, 극작·작사_배삼식, 연출_임도완, 작·편곡_김철환,
안무_정혜진·남수정, 음악감독_김은영, 무대·영상디자인_정재진, 조명디자인_신호,
음향디자인_오영훈, 의상디자인_이주희, 분장디자인_채송화, 소품디자인_송미영 등
출 연:고미경, 김도빈, 김백현, 김성연, 박영수, 박혜정, 변재범, 오선아, 오현정, 유경아,
정유희, 조풍래, 최정수, 하선진, 형남희 (서울예술단 단원 - 총 15명)
제 작:(재)서울예술단
후 원:문화체육관광부
문 의:(재)서울예술단 공연기획팀 Tel. 02-523-0986
(사진제공:(재)서울예술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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