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원의 상금에 빛나는 슈퍼스타 K, '멘토제도'를 도입한 위대한 탄생, 박칼린의 심사가 기대되는 코리아 갓 탤런드, 대표 실력파 가수의 대결로 주목받는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 아나운서 공개채용 신입사원까지...
2011년은 그야말로 오디션 프로그램이 대세입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인기만큼 심사위원의 말 한마디가 화제가 되고 지원자가 부른 노래가 음원차트에 등극하는 등 연일 이슈를 낳고 있는데요. 얼마 전 사바이벌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에서 7위로 첫번째 탈락자가 된 김건모에게 재도전의 기회를 준 일로 담당 PD인 김영희 PD가 교체되는 등의 홍역을 치뤘습니다. 그 때 어느 네티즌은 '좀 더 명확한 심사가 아쉽다며 차라리 무대에서 '땡' '딩동댕동~~'을 결정했으면 좋겠다'며 이 프로그램을 언급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 MBC 위대한탄생 캡쳐
대한민국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이자 1980년 11월 9일 첫방송 후 30년동안 전국을 들썩이게 한 성공적인 오디션 프로그램,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이 있기 아주 오래전부터 일요일 오후 안방을 책임진 이 프로그램 과연 무엇일까요?그렇다면 방송의 문을 여는 시그널로 이 프로그램에 대해 결정적인 힌트 드립니다~!
말로 풀 게 뭐 있겠어요 그리고 노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빰빠밤빠바 빠바 빠라바빠빠라바빠 빠바~♩♪"
"저언구욱~!" MC가 선창을 하면
"노래자랑~" TV 앞에 있던 가족 모두 입을 모아 외치죠~!
어깨춤이 절로 나오는 신나는 일요일 오후풍경을 만들어준 이 프로그램, 바로 전국노래자랑입니다.여러 오디션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이 때, 오디션 프로그램의 정석, 30년을 지켜온 한국의 대표 오디션 프로그램인 전국노래자랑MC 송해님을 한화그룹 사보 <한화한화인>에서 만나보았습니다.
THE HAPPINESS BIBLE 행복보존의 법칙
화학물질의 본질과 반응 후에 생겨나는 물질은 플러스 마이너스 0, 질량보존의 법칙. 우리가 행복하다면 그것은 세상 곳곳에서 인생을 향한 플러스 몸짓을 하고 있는 누군가가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행복을 보존하기 위한 누군가의 신념이 우리의 행복으로 이어지는 것이지요.
일본의 한 소설가가 말했습니다. ‘웃어도 한평생, 울어도 한평생. 그렇다면 이번 생에는 웃으련다.’
다른 사람이 웃어야만 내가 웃을 수 있기에 평생 전국 곳곳을 돌고 있는 83세의 노장. 25년간 쉬지 않고 아파도 웃고 괴로워도 웃었던 왜소한 체구의 한 남자. 공기처럼 익숙한 방송인, 송해님입니다.
“인터뷰 잘 안 하죠. 뭐 그걸 말로 하나. 내가 살아온 길을 뭐 굳이 말로 전할 필요가 있겠어요. 그저 내가 알고 나를 아는 사람이 알면 그걸로 된 거지. 내가 내 입으로 ‘나 이런 사람이오’ 하는 게 난 영 어색하더라고요.”
어떤 스타가 개인홈피에 이런 글을 남겼다는 것도 기사가 되는 요즘, 이처럼 소박한 방송인은 만나기 힘듭니다. ‘삶은, 자신의 신념은 그렇게 쉽게 말로 전해지는 게 아니다. 그저 자신의 신념대로 인생을 살아내면 그만인 거다.’ 그는 그리 단정짓지 않았지만 의지가 담긴 한 마디 한 마디는 그리 말하고 있었습니다.
“전국노래자랑 프로그램은 금년 31년이 됐고 올해 30주년 축하 특집을 할 예정이에요. 나? 나는 21년, 22년, 기사마다 기록이 다 다르던데 진행을 맡은 지 올해로 26년 됐지. 세계적으로 이런 장수 프로그램이 없어요. 자랑스러운 거 어찌 말로 다 풀겠소.”
장수 프로그램 많은 일본에서도 최고 기록만을 원한다는 기네스에서도 전국노래자랑과 평생 한 방송만 바라본 그를 취재하기 위해 다녀갔습니다. 그는 그 이유를 방송 자체가 가진 본질 때문이라 했지만 ‘주민들이 나와 노래 솜씨를 자랑한다’는 간단한 명제가 30년간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누구도 아닌 송해, 그 때문인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모두가 귀한 사람이죠
26년, 1,300주 남짓. 단 한 주도 마이크를 놓은 적이 없습니다.
몸을 가눌 수 없을 지경으로 아파도 리허설이 끝날 즈음이면 거짓말처럼 나았지요. 방송이 끝나면 다시 서울로 돌아올 수 없어 병원에서 하루를 보내고 온 적도 있으니 나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굳은 신념을 건 한 시간의 주문이었습니다. “한 번 안 쉬었죠. 뭐 그래야겠다 해서 지킨 건 아니에요. 한 주 한 주 그렇게 시간이 흘러간 게지. 마음이 고단할 때도 몸이 아플 때도 무대에서 어깨 덩실거리는 주민들 노래 한 가락 들으면 모든 게 씻겨 내려갔으니까요.” 사실이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 KBS 전국 노래자랑
그는 마치 지난 주에 일어난 일처럼 26년간의 에피소드와 관련한 지역이며 출연자 이름 석자까지 모두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추석 같은 명절에는 생방송을 하는데 시각장애인이 나왔어요. 참 구성지게 노래 잘했죠. 17살 때 실명을 했다는데 세상을 볼 때보다 지금이 더 마음 편하다 하더군요. 어머니가 그리우면 어머니 노래 부르고, 고향이 그리우면 고향 노래 부르고. 그러면 고향 골목골목 다 눈앞에 보이니 못 보는 게 뭐 그리 대수냐고. 22번이나 다리 수술하고 결국 절단한 김지선이라는 분도 있었죠. 어찌나 밝고 행복해 보이는지 22번 수술했다는 거 상상도 못했죠. 세상에는 처지가 어떻든 자신의 인생을 소중하게 다루는 사람들이 많아요. 귀한 사람들이죠.”
그는 전국노래자랑이 사랑받는 것은 그곳에 우리네 삶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높고 낮음도, 길고 짧음도, 있고 없음도 없는 모두가 평등한 순간, ‘내가 부르면 저보다는 잘 부르지, 저 사람은 가수해도 되겠네.’ 노래 한 가락으로 내가 네가 되고 네가 내가 되는 순간, 전국노래자랑은 그 순간에 모든 인생을 투영한다 했지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흥과 멋과 신바람이 있어요. 관객과 출연자와 제작진이 순간적으로 하나가 되는 걸 느끼는데 그건 짜여진 각본대로 만든다고 되는 게 아니죠. 좋으면 얼싸안고 흥이 넘치면 무대로 뛰어 나오기도 하고 다 같이 한바탕 노는 거죠.”
그 자연스러움은 우리가 평범하게 살면서 잘못 규정짓는 것들을 바로잡아놓기에 이르렀습니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 고부 간의 갈등, 사회 계층 간의 시선. 토론을 하지 않아도 목소리를 높여 이해를 구하지 않아도 무거운 주제들이 전국노래자랑 안에서는 스스럼없이 받아들여졌으니까요.
내 것은 내 것이 아닙니다
“저희 프로그램이 외국에도 자주 나가는데 형편 안 좋아서 한국에 올 엄두도 못내는 그분들이 늘 눈에 밟혀요. 너무들 좋아하시거든요. 가족이 아닌데도 저 한번 보고 죽으면 원이 없다는 분도 계시고, 혹여 가족이 출연하는 건 아닐까, 얼굴 한번 볼 수 있지 않을까, 일요일을 기다린다는 분들도 계시죠. 그만큼 한국사람 정이 고픈 거겠죠. 그런 분들 많이 찾아뵙고 싶어요.”
무엇보다 그 자신이 원하는 것은 한국 곳곳을 찻듯 북한 곳곳을 찾는 것이겠지만(그는 함경도 재령 출신으로 평생 고향을 그리워하며 살아왔습니다) 자신 한 사람의 바람보다는 한국을 그리워하는 수많은 동포가 더 안타까운 듯 말을 아꼈다.
“있는 것도 아름답게 있어야지, 내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미 내 것이 아닙니다. 인생은 서로 잠시 왔다갔다하는 겁니다. 그걸 인정해야 있는 사람, 배운 사람이 아닌 한 사람으로 존재합니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노력한 대가를 갖는 건 당연한 이치겠지만 그것의 주인은 내가 아닙니다. 서로가 있기에 내 것이 될 수 있었던 거죠. 과장이면 사원이, 사원이면 과장이 있기에 더불어 가치가 있는 겁니다.
나 혼자서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 내용은 한화그룹 사보 <한화한화인>의 희망인터뷰 내용을 각색했습니다.한화.한화인 한화그룹 사보 <한화.한화인>은 한화와 한화인의 열정을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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