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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숭아트센터 5층 소극장 무대가 네모로 된 나무상자로 가득하다.겹겹이 나무상자로 쌓인 창고를 지키는 창고지기 자앙과 기임 두 친구는 19세 소년시절부터 창고일을 시작했다.트럭운전수가 배달해준 상자를 내리고  창고에 쌓인 상자를 반출한다.나무상자로 쌓인 창고는 우리가 살고 있는 작은 세상이다.정형화된 틀속에서 창고 밖의 모든 세상은 또 다른 창고로 의미가 부여된다.자신이 속한 세상도 넓은 범주의 창고와 같다.
주인공 자앙은 창고일을 성실하게 열심히 한다.그 일이 자신의 삶이며 우주다.반면 친구 기임은 똑같은 일상의 지루함을 탈피하고자 창고밖 세상을 꿈꾼다.

 

창고일을 마치고 외출한 기임이 어느 날 여자에게 부축당해 집으로 돌아 온다.다링이라고 불리는 여자는 창고지기들을 유혹한다.술에 취한 기임 대신 자앙을 유혹하기도 한다.다링은 트럭운전수의 딸이다.굳이 의미를 부여한다면 세상에서의 끝없는 유혹이 다링이라는 인물을 통해 투영된다.트럭운전수는 다링이 자신의 딸임을 밝히며 기임에게 화투를 권유한다.  돈을 잃으면 잃을수록 다링을 얻는다는 이상한 논리를 펼친다.북어대가리 하나로 끓이는 해장국이 무대를 온통 채운다. 구수한 냄새가 마치 이강백 작가와 구태환 연출의 멋진 향기처럼 느껴진다.

 

꾸준한 작품활동으로 한국 연극을 성장시켜온 희곡 작가 이강백의 대표작인 <북어대가리>는 부조리한 사회 시스템에 매몰되어 텅 빈 껍데기처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모습과 상징적으로 무대화 된 '창고'라는 갇힌 장소를 떠나려는 자와 남아있는 자의 대립 등을 표현한다. 잘못 전달된 박스 주인에게 자신을 꾸짖어 달라며 진지하게 편지를 쓰는 자앙의 모습과 임신한 다링에게 자신의 아이일 확률이 "이분의 일,삼분의 일 이냐?"고 묻는 기임의 대사는 관객들을 웃음짓게 만든다. 공연 전체적으로 위트와 유머로 현대 사회의 부조리함을 부각시킨다.

 

평생 동고동락 해왔던 기임이 창고를 떠나고 혼자 남녀진 자앙의 모습은 머리만 덜렁 남은 심각한 표정의 북어대가리처럼  나약한 우리들의 자화상과 같다.

 

 

 

[공연사진:극단 秀,코르코르디움 소유입니다]여기서만 감상하세요!

 

 

 

[커튼콜 사진]

박수현 (다링 역)

 

 

이문수 (트럭운전수 역)

 

 

배성일 (기임 역)

 

 

박윤희 (자앙 역)

 

 

 

 

 

 

[티켓]

공연장소: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공연기간: 2015년 3월 6일 – 4월 5일
공연시간: 평일 8시/토요일 3시, 7시/일요일 3시/월요일 쉼
작: 이강백
연출: 구태환
출연: 이문수, 박윤희, 배성일, 박수현
제작: 극단 수
기획홍보: 코르코르디움, 나희경
공연문의: 02)889-3561,2

 

 

(사진 제공:코르코르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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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무림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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