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태풍의 문화 예술

   연극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 개막

딸과 엄마가 함께 보는 스터디셀러 연극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가 오랜만에 돌아왔다.

1991년 극단 산울림의 임영웅 연출, 국민배우 박정자가 출연하여 서울연극제에서 최고의 인기몰이를 하고, 엄마와 딸이 함께 손잡고 오던 그 공연이 돌아왔다.

이번 공연은 영어판 <The Sea Between US by Denise Chalem>을 서추자가 새롭게 번역하고, 극단 허수아비의 이승희 연출로 허수아비 소극장의 개관 기념공연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 공연은 딸의 입장에서 바라본 엄마의 모습, 엄마의 삶을 얘기하고 있다.

세대갈등, 또는 모녀갈등.

그것을 이승희 연출은 여성 연출 특유의 섬세함, 스스로 지냈던 삶의 기억들을 통해 잘 표현하고 있다.

그녀 역시 93세 노모를 양로원에 모시고 목 놓아 펑펑 울었던 기억이 있다고 한다.

누구나 엄마라는 존재가 있듯, 누구나 가슴 아픈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 연극에서 그녀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은, 때론 유쾌하고, 때론 아주 밉상인 딸, 혹은 엄마였을까?

한 겹 속에 숨어있는 진심을 잘 표현하고 있는 듯하다.

퉁퉁거리는 듯 무심한 척 하는 엄마와 딸,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히스테리를 부리는 딸, 묵묵히, 때로는 심통도 부리는 엄마.

우리네 딸과 엄마 아닐까?

이번 공연에는 원조 엄마, 국민배우 박정자의 조카 박혜수가 출연하는 것이 특이하다.

대한민국 최고의 여배우로 손꼽는 박정자 역시 조카의 출연에 기대감을 잔뜩 드러내고 있다.

“대를 물려가며 할 수 있는 연기가 있다면, 아주 멋진 일이죠. 잘해야 될 텐데, 잘 하겠죠?”

엄마역의 박혜수는 그런 기대, 우려를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가벼운 미소로 넘어간다.

“시대가 바뀌었고, 엄마 박정자와 제가 하는 엄마는 같을 수 없을 거예요. 제가 느끼는 딸에 대한 감정이 있고, 함께 출연하는 딸(서추자 분)의 감정이 있을 테니. 그것에만 충실하려고요.”

이번 공연에 딸 역으로 출연하는 서추자는 이번 대본의 번역자이기도 하다.

번역은 언어만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닐 텐데, 배우로서, 누군가의 딸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번역한 듯하다. 입에 착착 감기는 대사, 그리고 이어지고 떨어지는 감정들.

딸과 엄마가 서로를 사랑하면서도 못되게 굴기도 하고, 무심한 듯 모른 척 해주는 엄마와 딸의 모습을 참 맛깔나게 표현했다.

물론 번역만 그런 것이 아니라 그녀가 보여주는 딸의 모습도 그렇다.

때로는 못된 딸, 때로는 이쁜 딸.

시간이 지나 엄마에 대한 그리움, 아쉬움, 회한.

그녀의 손끝에서 느껴지는 떨림이 모든 딸들의 마음일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성대 입구에 아담한 소극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모두 규모의 논리, 더 많은 객석, 더 넓은 공간을 원하는데, 엉뚱하게도 아주 아담한 소극장이다.

[허수아비 소극장]

“많은 관객보다 감동을 원하는, 진짜 관객을 만나고 싶었어요. 큰 공연장에서 느끼는 연극도 맛나지만, 아주 작은 사람들이 심장소리조차 들어가며 보는 연극의 맛은, 아마 다른 곳에선 못 느낄 거예요.”

취재를 간 때에도 개장준비를 위해 뚝딱뚝딱 망치질을 하고 있었다.

그렇구나. 연극은 세상을 담고 있구나.

목수도 있고, 전기하는 사람도, 음악 하는 사람도, 연기하는 사람도, 그리고 글을 쓰고, 연출하는 사람도.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사람다운 공연.

여기에 엄마와 함께 손잡고 오는 딸들만 많이 오면 모든게 다 갖춰질 듯하다.

오랜만에 돌아온 명품 연극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

갑자기 추워진 요즘, 딸과 함께 손잡고 따뜻한 공연, 감정을 보듬어줄 공연 한편 관람해도 좋겠다.

새롭게 돌아온 드니즈 살렘의 스터디 셀러

프랑스 극작가협회 신인작가상 수상

새로운 번역, 새로운 해석으로 만나는

세상의 모든 어머니에게 보내는 까칠한 딸의 이야기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

The Sea Between Us by Denise Chalem

2018.1.26. ~ 2.18

평일 19:30 | 토, 일요일, 공휴일 16:00

월요일 쉼 | 설 연휴 정상 공연함

극단 허수아비 제2회 정기공연

허수아비 소극장 개관공연

드니즈 살렘 작 | 서추자 번역

이승희 연출 | 극단 허수아비 제작

출연: 박혜수, 서추자, 홍예슬

제작 극단 허수아비 (02-736-2428) | 기획 하형주 창작공간 스튜디오블루

   | 무대제작 예술무대 김효신, 이종길 | 사진 김두영 | 디자인 김우연

   | 조연출 정예림 | 조명오퍼레이터 박성근 | 음향오퍼레이터 김종현

공연문의: 극단 허수아비 (02-736-2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