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속에서 표류하는 인간들의 모습을 그리다,연극<내가장롱롱메롱문열었을때>

자신만의 작가주의적 작품세계를 추구하며 진화하고 있는 극작가 겸 연출가 동이향의 작품 <내가장롱롱메롱문열었을때>가 2011년 국립극장 소극장 판에서 초연 이후 5년만에 다시 관객과 만났다.당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민낯을 들여다보는 작품으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은바 있다.하지만 동이향의 작품은 일반 관객들에게는 상당히 낯설게 느껴진다.미술관에서 추상화 앞에 서서 이 작품이 뭘 의미하는 것일까를 곰곰히 생각하며 뚫어지게 보는 관객을 생각하면 이해가 될것이다.로맨틱코미다가 학창시절의 체육과목이라면 연극<내가장롱롱메롱문열었을때>는 수학과 물리와 철학을 같이 들어야하는 수업이라고 하면 진지해질 수 있을 것이다.
 

작품은 사회속에 때때로 막혀 있는 우리들 앞의 상징적인 ‘장롱’이라는 공간을 통해 일상과 이 어둠가운데 살고 있는 우리 자신들의 모습을 비춘다. 작품속에는 연쇄자살,복제,일상이 중요한 키워드로 작용한다. 23명이 잇달아 자살한 회사의 24번째 남자, 아버지를 살해하고 다시 복제시키는 환상에 빠져있는 륜아, 진정한 인간관계를 경험해보지 못하고 포르노에 빠져 있는 르노, 무한경쟁 시대에 살아나려고 발버둥치는 여자 43, 각각의 캐릭터들은 인간복제, 자살, 살인, 패륜, 욕망 등의 키워드들을 상징하며 엮여있다. 또한 연쇄 자살을 ‘인간 복제’의 문제와 연결시킴으로써 쉽게 삭제되면서도 쉽게 복사되는 현대 인간존재의 특징에 대해 말한다. 인간의 정체성과 가족, 사회, 노동의 의미를 묻는 과정 속에 ‘자살’이라는 장치가 독특하게 스며들어 있다는 점, 세상 어딘가 에선 ‘자살’이 벌어지고, 다른 한편에서는 ‘복제’되는 환상 혹은 현실이 상상력을 자극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지긋지긋한 현실에 대한 냉소를 내비친다.무한경쟁 시대에 살고 있는 일상은 숨 쉴 틈 없이 우리를 내몬다.

공연이 끝나고 무대에 아무렇게나 어지럽혀진 옷가지들이 우리 자신들이 사회에 내동댕이쳐진 모습 같아 안타깝다.이렇게 어지러운 심정으로 살아야할 현대인들이라면 어떻게 미치지 않고 자살하지 않고 견딜수 있겠는가 말이다.내가 없어도 세상은 돌아가고 그러면서도 또 다른 누구는 죽음을 택한다.온통 어지렵혀진 사회속의 우리들의 모습을 보는 느낌이다.

(포스터 이미지=초록나비컴퍼니 제공)

 

[시놉시스]

남자 24가 다니는 회사에서는 최근 2년새 23명이 잇달아 자살했다. 회사에서는 그 이유를 찾아 직원들의 정

서와 건강상태를 조사하는 등 절치부심으로 노력하지만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  이 와중에 남자 24는 회사의

급변하는 시스템에 발맞추지 못해 끝내 경비로 좌천되는데. 업무를 보고 있던 그 앞에 어느 날 미친 사람이

나타나고, 그는 이상한 충동을 느끼며 미친 사람을 쫓는다. 도착한 곳은 서울역, 그는 노숙자들 사이에 앉아

보는데…

 

“내가 장롱 문을 열었을 때, 그곳엔 더듬거리는 말이 있습니다.
이제 막 말이 되려는 노래, 노래가 되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출처:초록나비컴퍼니)

 

 

[커튼콜 사진]

 

좌로부터 임윤진,김석기,이소희,김태근,하치성,하동국 배우

 

 

 

 

 

[티켓]

공 연 명:연극<내가장롱롱메롱문열었을때>
공연기간:2016.11.24~12.11
공연장소:대학로 선돌극장
작 /연출: 동이향
출    연: 김태근, 하치성, 이소희, 김석기, 임윤진, 하동국
공연시간:100분

[스탭]
무대디자인 손호성/조명디자인 최보윤/사운드 윤민철/의상디자인 김우성
분장디자인 장경숙/소품 이소희/드라마터그 손원정/조연출 유은재/오퍼레이터 김문진
보도사진 이강물/공연사진/영상 하형주
그래픽디자인 다홍디자인

제  작: 극단 두
후  원: 서울문화재단
기획/홍보: 초록나비컴퍼니
티켓예매처:인터파크, 티켓링크

 

Posted by 무림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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