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통해 새로운 봄날을 생각한다,이강백의 희곡<심청>!


이강백의 <심청>은 판소리 '심청가'를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심청가'를 죽음이라는 다른 관점에서 보여 주는 작품이다.아버지때문에 겉보리 스무가마에 팔려 온 박간난과 중국과의 무역에 제물로 바칠 아가씨를 사온 선주가 주인공으로 두 사람의 죽음에 대한 태도를 통해 삶과 죽음의 역학관계,삶의 새로운 희망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선주는 70평생을 중국과 무역하면서 항해에 용왕님의 분노를 잠재울 제물로 아가씨를 바다에 빠트렸다.이번 항해에는 9척의 배로 중국으로 무역을 위해 출항을 앞두고 제물로 팔려 온 박간난이 절대 죽을 수 없다고 버티자 그녀를 위해 '마마'라며 온갖 지극 정성으로 보살피지만 박간난은 식음을 전폐하고 버틴다.여기에 아버지의 선주 자리를 탐낸 세 명의 아들이 서로 선주 자리를 노리며 제물의 마음을 달래 출항하게 하는 사람에게 선주 자리를 줘야 한다고 닥달이다. 세 아들의 선주 자리 다툼은 유산상속 때문에 번번히 일어나는 현세태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큰 아들은 박간난이 심청보다 효녀라고 부추기고,둘째는 영생할 수 있다고 꼬드긴다.셋째 아들은 왕비마마의 진짜 모습을 보여 주겠다며 가채와 왕비 옷을 준비해 박간난에게 입힌다.제물을 설득해 나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해 관객들을 몰입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선주는 이제 자신도 죽음을 앞둔 입장에서 지난 시간동안 제물로 바친 아가씨들에 비해 박간난이 더욱 불쌍하게 생각되고 마치 자신과 같은 죽음을 바라보는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박간난을 도망시킬 궁리를 하게 된다. <심청>은 언젠가 찾아올 죽음을 당당하게 응시하려는, 작가의 절박하고 진솔한 의지가 담긴 작품이다. 삶의 포장에만 급급하고 죽음을 애써 경시하는, 앞만 보고 내달리는 우리 모두에게 어떤 표정으로 자기 앞의 최후를 맞이할지를 묻고 있다. 두 인물이 보여주는 죽음을 대하는 서로 다른 태도를 통해 우리는 역설적으로,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할지를 깨닫게 된다. 박간난을 떠나 보배는 선주의 죽음에 대한 소회가 비장하다.죽음을 '내가 나의 등을 떠미는 것'으로 보고 등을 떠미는 자신이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한다.그만큼 죽음을 당당히 받아들일 각오가 되어 있을때가 삶을 제대로 살았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선주의 마지막 등 떠밀기는 처절하다.죽음앞에 용기있는 인간이란 없을 것이다.모든것을 달관한 박간난과 선주는 그래서 대비된다. 

 

그리고 <심청>에는 흥미로운 인물이 있다.바로 선주의 재산을 관리하는 집사인 경리다.선주가 박간난을 불쌍히 여겨 탈출시키려 하면서 자신을 위해 정성을 다해 일해 온 경리에게 한 밑천 떼어 줄테니 간난과 멀리 도망가라고 하자 경리는 말한다. '여태까지 제물로 바친 처자중 제일 마음이 가는건 사실이나 자신이 수치로 정리하는 재물이 늘어나는 기쁨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해 선주가 경리에게 선주 자리를 물려 주지나 않나 할 정도로 선주가 강한 충정을 느끼나 그런 반전은 물론 없다.현 세태와 어울리지 않는 충직한 사람이다.

 
이강백의 희곡 <심청>은 ‘심청가’를 모티브로 한 까닭에 극의 전개에 음악적인 요소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  판소리 ‘심청가’, 시조창 등이 극을 이끌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고수 3명이 등장해 인물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이수인 연출은 극단 떼아뜨르 봄날 특유의 코러스와 악기연주, 구음 등으로 희곡의 음악적인 요소를 세련되게 살려내면서도 이를 통해 극의 재미를 고조시킨다. 특히 출항을 앞두고 배우와 고수3명이 벌이는 춤판은 뮤지컬 군무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힘있는 무대를 보여 준다.5월 22일까지 대학로 나온시어터에서 공연된다.

공연문의 02)742-7563

 

 

 (포스터 이미지=극단 떼아뜨르 봄날 제공)

 

 

[작품 줄거리]

일평생 9척 상선으로 중국과 무역을 해온 선주는 해마다 어린 처녀들을 제물로 바쳐왔다. 
어느덧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는 나이가 된 선주. 마지막 제물이 될 간난을 겉보리 스무 가마에 사왔지만 그녀는 절대로 바다에 빠져 죽지 않겠다고 버틴다. 지극정성 간난을 보좌하지만 소용없는 일. 설상가상, 세 아들은 간난을 설득하는 자식에게 선주자리를 맡기라 한다. 간난이 가엾어진 선주는 결국, 그녀를 도망시킬 궁리를 하는데…

 

 

 

 대학로 나온씨어터

 

 

 

 

 

[커튼콜 사진]

 박창순 배우(경리 역)

 

 

 이두성 배우(선주 보좌역)

 

 

 송흥진 배우(선주 역)

 

 

 송흥진 배우(선주 역)

 

 

 정새별 배우(간난 역)

 

 

 좌로부터 김승언,김솔지,강명환 배우(코러스 역)

 

 

좌로부터 윤대홍 (3남),신안진(둘째),이길(장남)

 

 

[프로그램북]

공연명:<심청>
공연기간:2016년 4월 7일(목) ~ 5월 22일(일)
공연시간:평일 8시/토 3시, 7시/일4시 (월 쉼)/5월5일 4시  
공연장소:대학로 나온씨어터
작 : 이강백  
연출 : 이수인
출연 : 송흥진, 정새별, 박인지, 이두성, 신안진, 김승언, 이 길, 박창순, 강명환, 김솔지, 윤대홍
러닝타임 : 110분
제작 : 극단 떼아뜨르 봄날
후원 :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기획 : K아트플래닛
관람연령 : 만10세 이상
티켓 : 전석 30,000원 (초중고생 50% 할인, 25세 미만 청년 30% 할인)
예매 : 인터파크티켓,대학로티켓닷컴
공연문의 : 02-742-7563

 

Posted by 무림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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